엄마의 정보력은 ‘네트워크’ 다시 말해 ‘조직’에서 나옵니다. 개인적으로 아는 사람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정보는 양과 질적인 면에서 한계가 있기 때문에 강남엄마들은 억지로 시간을 내서라도 모임에 참석하고 학부모회 활동도 하면서 다양한 사람들과 만나는 것입니다.
아이들로부터 얻는 부족한 정보
만약 자신의 아이가 공부를 잘하기 때문에 굳이 그런 모임에 나갈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입니다. 아이가 전해주는 학교나 학원의 이야기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남자아이를 키워본 엄마라면 남자아이들이 자신의 시시콜콜한 학교생활에 대해 얼마나 말을 아끼는지 잘 알 것입니다. 육아와 교육 정보가 생명처럼 취급되는 강남에서도 남자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은 아이로부터 정보를 듣기가 쉽지 않습니다.
자신의 얘기만, 그것도 가장 간단하게 전하는 아이에게서 듣기에는 무언가 부족하고 아쉽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보니 엄마들의 모임이 있는 날은 아이들도 아침부터 몸조심해야겠다는 생각에 학교에서 돌아오면 엄마의 눈치부터 보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1등 엄마와 함께하기
반모임에 참석해 본 사람은 잘 알겠지만 단연 돋보이는 사람은 1등 아이의 엄마입니다. 아이가 1등이면 엄마도 대개 1등 대우를 받는데 이는 좋은 성적을 얻기 위해서는 아이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엄마의 노고와 정보 또한 무시할 수 없는 것이라고들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모임에서는 1등 엄마의 옆에 앉는 것도 은근한 눈치가 필요합니다. 평소에 친한 관계가 아니라 바짝 붙어 앉기가 불편하더라도 최소한 그 엄마의 얘기를 들을 수 있는 정도의 거리에는 자리를 잡아야 합니다. 자신의 속내를 너무 드러내지 않으면서도 얻고 싶은 정보를 얻어내는 것도 엄마의 능력 중 중요한 덕목입니다.
1등 엄마들은 가장 예민한 정보를 제외하고는 대개 개방적으로 공유하는 편입니다. 공부 잘하는 아이의 엄마라 하더라도 알려주는 정보가 너무 없으면 금방 인기가 시들해지고 야박하다는 평을 듣기 때문입니다.
요즘은 아이가 성적만 좋다고 학급 회장이나 전교 회장을 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공부만 잘하는 아이보다 리더십이 있고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평판을 받는 아이들이 더 높게 평가됩니다.
따라서 아이들도 인심 잃을 일은 하지 않으며 엄마 또한 공유해도 되는 정보는 다른 엄마들에게 흔쾌히 알려줍니다. 심지어 기본 정보조차 모르는 엄마들도 있어 가벼운 정보에도 고맙다고 생각합니다.
엄마 모임의 특징
엄마들의 모임은 아이들이 등교하고 집안 정리가 끝나는 오전 11시경쯤 시작돼 아이들이 집으로 돌아오는 시간까지 진행됩니다. 모임 장소는 집에서 가까운 곳인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가끔은 분위기 좋고 가격도 무난한 근교 음식점이 될 때도 있습니다.
엄마들의 모임 종류는 그야말로 다양합니다. 거의 매일 만나 가정의 대소사까지 속속들이 알고 지내는 절친한 엄마들의 모임, 반모임, 학부모회나 녹색어머니회, 샤프론 같은 학교 봉사활동 학부모 모임, 학원 엄마들의 모임, 아이나 부모 동창들의 모임 등이 있습니다.
특별히 자주 보는 사이가 아니면 모임의 횟수는 한 달에 한 번이나 두 달에 한 번 만나는 정도입니다. 아이가 못마땅할 때는 위로도 해주고 대안도 같이 연구하고, 각자가 최근에 얻은 정보도 공유하면서 서로 의지하며 아이들을 키우고 있는 셈입니다.
엄마들이 모임에서 주고받는 정보 중 공부 이외의 것들은 주로 학급에서 일어난 일이나 학교 행사에 관한 것입니다. 학급에서 어떤 아이가 문제를 일으키는지, 학급 수업 분위기는 어떤지, 과목별 선생님들은 어떤지, 담임선생님은 아이들을 잘 관리해 주는지, 우리 아이 반의 수준은 다른 반에 비해 나은지 등등에 각자가 알고 있는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냅니다.
각자 아이들이 전해준 이야기와 다른 아이들이 한 얘기를 묶어서 정리해 보면 어떤 상황인지 파악하기가 수월해지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