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교육특구로 강남, 목동, 중계동이 회자됩니다. 서울에서 명문 대학을 많이 입학시키는 고등학교들이 포진해 있는 지역들입니다. 이 지역의 교육열은 남다르지만 엄마들의 교육전략은 다릅니다.
지역별 입시 대응 전략
강남엄마들은 입시와 관련하여 다양한 스펙트럼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지역은 특목고 준비도 가능하고 동시에 명문대 입학과 유학까지 지원해 주는 교육기반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강남은 일반고의 수가 두드러지며 특목고 아이들과 일반고 아이들이 다양한 입학전형을 준비할 수 있습니다.
이에 비해 목동은 일반고보다 특목고 진학을 원하는 학생들이 많습니다. 일반고보다 대학 진학에 유리한 특목고를 선호하는 편입니다. 강남은 일반고에서도 명문대 진학자가 많은 편이라 목동에 비해 특목고 열기가 높지 않습니다.
중계동은 특목고보다 대입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부모들의 교육열기가 뜨겁습니다. 많은 학부모들은 아이가 고등학교에 입학하면 대치동으로 학원을 보내며 대학입학을 준비합니다.
대치동 학원가에는 타 지역 아이들의 수강이 많습니다. 압구정동에 있는 ‘○○학원’도 성수대교를 가로질러 수업을 들으러 오는 강북 학생들이 많습니다.
많은 타 지역 학생들이 정보가 많은 강남으로 몰려오는 것은 다른 지역에서 얻을 수 없는 교육 기반 때문이라는 점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강남에 산다고 혹은 강남에서 교육을 받는다고 모두 성공하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그 증거는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학원마다 명문대 진학자의 이름을 벽에 공고합니다. 아이들이 합격한 학교와 학과 바로 앞에는 출신 고교가 있습니다. 그래서 어느 지역의 아이들이 합격을 했는지 볼 수 있습니다.
재미있는 점은 같은 이름의 아이가 여러 학원에 동시에 공지된다는 점입니다. ‘강남 키드’의 성공담을 보는 듯합니다.
다양한 선택이 일어나는 강남
저는 강남에 산다고 강남 키드라고 보지 않습니다. 어릴 때부터 강남의 교육 스타일에 맞춰 교육을 받은 아이들은 사는 곳에 상관없이 모두 ‘강남 키드’입니다. 학원 친구들을 영재원에서 만나고 경시대회에서 만나고 같은 고등학교 학생이 되는 상황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습니다.
많은 아이들이 주말에는 KTX를 타거나 승용차를 타고 대치동에 모여집니다. 이 아이들도 강남 키드입니다. 어릴 때부터 주말에 서울로 올라와 학원을 다니던 아이들은 중학생이 되면 아예 상경합니다. 그리고 엄마들은 ‘강남엄마’가 되어 아이에게 도움이 될 만한 정보를 찾아 나섭니다.
아빠들은 활동지역을 벗어나지 못하는 직업이 대부분이어서 주말부부 생활을 시작합니다. 아이가 서울 생활에 잘 적응하면 다행이지만 어릴 때부터 관리된 강남 아이들과의 경쟁에서 승산이 날 것 같지 않으면 유학길에 오르는 경우도 있습니다.
강남 아이들 중 중2 이후 유학을 준비하는 아이들이 많습니다. 강남에서 미리 선행학습과 심화수업을 하지 못한 아이들은 좋은 성적을 받기가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등급제’가 실시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 등급제는 2013년 고등학교 1학년 이상의 아이들까지만 적용되는 성적평가입니다.
등급제의 맹점은 ‘상대적 평가’라는 점입니다. 아무리 점수가 좋아도 다른 아이들의 점수에 따라 나의 실력이 평가되는 상황이기에 동점자가 많아 손해를 보기도 하고 좀 더 변별력 있는 문제를 다루어본 아이들이 유리합니다.
뒤늦게 공부에 재미를 붙여 열심히 한다고 하더라도 3~4년 이상 먼저 앞서가는 아이들을 따라 잡기는 어렵습니다. 그런 상황이 판단되면 부모들은 유학을 결정하게 됩니다.
유학 결정은 미리 외국에 나간 경험이 있는 아이들일수록 빨리 결정됩니다. 아이들은 어린 시절 자유롭고 재미있게 지냈던 외국생활을 동경하고 바쁘게 공부해야 하는 현실을 거부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자의든 타의든 많은 아이들이 유학길을 나섭니다.
유학을 가서 성공할 확률은 아무도 장담할 수 없습니다. 어떤 아이들은 생각지도 않은 재능을 발견하는 계기가 되어 행복하게 자신의 미래를 꿈꾸게 되고 또 다른 아이들은 그리 성공적인 유학시절을 보내지 못하고 다시 국내에 돌아와 국내 대학 진학을 준비하기도 합니다.
다양한 스펙트럼이 존재하는 곳이 바로 강남입니다.
아이 교육에 대한 부모의 선택은 자유입니다. 하지만 현재 아이들은 자신의 교육 바코드를 가지고 있으며 학년에 따라 다른 교육과정을 배우고 있습니다.
아이가 자신의 미래를 위해 어떤 계획을 가지게 될지는 차차 결정할 수 있지만 아이가 무엇을 배울지 알고 미리 준비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은 부모의 몫입니다. 아이가 미리 준비하지 못해 포기하게 되는 일은 없어야 합니다.
엄마의 정보력은 아이가 앞으로 받게 될 교육과정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미리 준비해 주는 데 초점이 맞추어져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교육과정을 무시한 정보력은 아이가 고생한 보람을 무색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상담을 하다 보면 아이들은 공부를 잘해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기를 원합니다. 저는 아이들이 공부를 잘할 수 있도록 도와주려면 우선 앞으로 무엇을 배울지 알고 아이들에게 배울 기회를 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강남엄마의 정보력’은 이것이 시작점이 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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