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우리나라는 왕이 중심인 나라였습니다. 왕은 궁에서 살았는데 궁 안에 사는 수백 명의 궁녀들은 임금의 여자로서 평생 임금만을 바라봐야 했습니다. 그런 궁녀들의 가장 큰 목표는 바로 임금의 눈에 띄는 것이었습니다.
임금의 눈에 띄어야만 비로소 여자로서 살 수 있을 뿐 아니라 온갖 부귀영화를 누리고, 나아가 운이 좋으면 장희빈처럼 한 나라의 왕비가 되는 기회마저 가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궁녀들은 남들보다 아름답기 위해, 임금에게 사랑을 받기 위해 저마다 특별한 생활 속 노하우를 통해 필사적으로 아름다움을 가꾸었습니다. 임금의 사랑을 받기 위해 노력한 궁녀들의 피부 관리 노하우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1. 살뜨물 세안
오늘날에도 그렇지만 여성의 피부 노화에 주범이 되는 자외선과 각질 역시 존재했습니다. 지금처럼 스크럽제나 각질 제거용 마스크가 없었던 시절의 여성들은 아침에 밥을 지으면서 계절마다 일어나는 각질을 제거하였습니다. 쌀뜨물을 이용한 세안법이 바로 그것입니다.
쌀을 씻고 난 다음 두세 번째에 해당하는 쌀뜨물로 얼굴과 손을 씻는 것은 궁중뿐만 아니라 민간에서도 널리 행해진 방법입니다.
어느 외국 코스메틱 브랜드의 연구팀이 한국의 전통 미용법을 연구하다가 쌀뜨물에 녹아 있는 쌀 전분에 뛰어난 수분 흡수력과 화이트닝 효과가 있음을 발견하여 쌀뜨물의 미용 효과를 과학적으로 입증한 바 있습니다.
쌀겨의 미용 효과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고운 쌀겨를 큰 나무통에 가득 넣고 전라의 몸으로 통에 들어가 마른 목욕을 즐겼으며, 그 속에서 잠을 청하면서 오랫동안 머물러 있은 후 다시 쌀겨로 전신 마사지를 한 다음 소금 볶은 것을 풀어놓은 따뜻한 염수로 목욕을 했다고 합니다.
2. 검은깨와 들깨 요리
궁녀들은 고운 피부를 위해서 먹는 것에도 신경을 썼는데 인기 있었던 요리 중에 검은깨와 들깨 요리가 있습니다
검은깨와 들깨요리에는 저칼로리 필수지방산이 듬뿍 들어 있어 살이 찔 염려가 전혀 없으며 피부 노화를 방지하는 데 효과적입니다. 그래서 궁녀들은 대부분의 반찬요리에 깨를 듬뿍 넣어 섭취하였다고 합니다.
특히 검은 깨는 미역, 다시마, 파래 등의 해조류와 함께 섭취하면 더욱 좋다고 합니다.
3. 마늘
마늘도 피부를 위해 즐겨먹었는데 식초에 절인 초마늘은 노화 방지와 혈액순환을 촉진시켜 줍니다. “아침저녁으로 식사한 후 초마늘 2~3쪽을 먹으면 허리가 가늘어진다”는 이야기가 궁중에 내려올 정도로 초마늘은 궁녀들의 사랑을 받았던 식품입니다.
마늘의 알리신 성분이 혈액순환을 촉진하고 피부가 약산성을 유지하도록 돕기 때문입니다.
4. 나체로 잠자기
궁녀들은 보드라운 피부를 유지하기 위해 잘 때 옷을 입지 않고 나체로 취침했다고 합니다. 이는 비교적 근거 있는 이야기로 우리가 수면을 취할 때 피부도 충분한 휴식과 세포 재생을 하게 되는데 껴입은 옷은 이런 세포의 활동을 방해합니다.
여러가지 여건상 옷 벗고 잘 수 없다면 되도록 얇게 입고 자는 것이 건강과 미용에 좋겠습니다.
5. 수세미즙
수세미라고 하면 설거지를 먼저 떠올리는 사람이 대부분입니다. 과거엔 식물 수세미 열매로 설거지했기 때문에 주방의 설거지 도구를 수세미라고 통칭해 부릅니다.
수세미즙은 그 옛날 궁녀들에게 빼놓을 수 없는 미용제품이었습니다. 수세미에 함유된 해독작용을 이용했습니다. 궁녀들은 주로 수세미가 오이 크기 정도로 자랐을 때 껍질을 벗겨 삶거나 말려서 차로도 마셨으며 즙을 내어 사용했습니다.
궁녀들은 수세미즙을 요즘 화장수처럼 얼굴과 가슴에 바르고 자거나 팩으로도 사용했습니다. 수세미즙에 쑥가루, 달걀노른자, 고운 진흙 등을 섞어서 팩으로도 사용하기도 했다고 알려져있습니다.
6. 율무
대부분의 궁녀들이 율무를 이용한 천연 팩을 즐겨했는데, 그 사용방법은 율무가루를 물에 개어 붓을 이용, 헝겊을 깐 얼굴에 발라주는 것입니다. 한 번에 그치지 말고 여러 번 덧발라주면 더욱 효과적입니다.
이 방법은 얼굴이 부었을 때나 여드름, 기미, 검버섯 등 잡티를 제거하는 데 효과가 있습니다.
7. 창포물
피부만큼 중요한 것은 다름 아닌 칠흑 같은 머릿결입니다. 따라서 윤기 있는 머릿결을 위해 일반적이면서 쉽게 사용한 방법이 창포물에 머리를 감는 것이었습니다.
거친 머리카락을 윤기 있게 만들기 위해 창포물에 꿀 반 숟가락을 타서 머리를 감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8. 쑥
전신 피부도 매끄럽게 만들기 위해서 다양한 목욕법이 유행했는데 그중에서 가장 대표적인 것으로는 쑥 목욕을 들 수 있습니다. 쑥을 이용한 약탕 목욕법은 최근 온천탕에서 심심찮게 볼 수 있습니다.
옛날 궁녀들은 봄철에 나는 약쑥인 ‘인진쑥’이 효능이 뛰어나다고 하여 봄 쑥을 가장 많이 사용하였습니다. 헝겊에 말린 쑥을 넣고 욕탕 물에 우려낸 뒤 몸을 담그는 것입니다. 여기에 볶은 소금이나 죽염을 넣고 목욕을 하면 피부가 더욱 고와졌다고 합니다.
단, 미용 성분이 우러나는 데는 충분한 시간이 필요한데 보통 목욕을 하기 3~4시간 전에 담가서 성분이 물속에 충분히 우러난 다음 입욕을 해야 효능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