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조금씩 크면서 유독 승부욕이 강한 아이로 크는 경우가 있습니다. 지기라도 하면 울고불고 난리를 치고, 질 것 같으면 아예 포기해버리기도 합니다. 건강하게 승부욕을 다스릴 수 있도록 도와주는 방법을 소개해보고자 합니다.
아이의 승부욕이 생기는 원인
아이들은 보통 만 4~5세부터 승부욕을 느끼기 시작하는데, 이 시기의 경쟁심은 또래와 자신을 비교하며 평가하는 능력과 직결되기 때문에 새로운 것을 터득하거나 해냈을 때 스스로를 아주 자랑스러워하게 되는데, 이때 승부욕이 생깁니다.
이 무렵에는 “누구는 있는데 나는 왜 없어?” 하며 친구가 가지고 있는 물건은 다 사야 한다고 떼쓰곤 하는데, 이는 누군가와 ‘비교’를 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정신분석적 입장에서 남성의 평생 과제는 ‘성취’이고 여성의 평생 과제는 ‘관계’라고 하듯, 일반적으로 여자아이보다 남자아이의 승부욕이 더 강합니다.
남자아이들은 누가 빨리 먹는지 내기하자고 하면 정신없이 숟가락질을 하곤 하는데, 이는 경쟁과 승부를 즐기기 때문입니다.
강한 승부욕의 역효과
승부욕은 때론 아이의 호기심을 자극해 학습의 동기가 되고, 집중력을 높이는 촉매제 역할을 하지만 단순히 승부욕의 긍정적인 면만 보기에는 아이 발달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이 치명적일 수 있습니다.
이겨야만 직성이 풀리는 아이는 타인과 어울리는 데 문제를 겪기 쉽습니다. 게임에서 자신이나 팀이 졌다고 심하게 화를 내거나 분을 이기지 못하고 떼쓰는 상황이 반복되면 결국 친구들도 함께 놀기를 꺼리게 됩니다.
승부욕은 타인뿐 아니라 스스로를 피곤하게 만듭니다. 승부욕이 지나친 아이는 블록 놀이를 할 때도 친구와 ‘함께’ 성을 쌓기보다 친구보다 ‘더 높이’ 쌓으려고 합니다. 친구를 편안한 관계로 보 지 못하며, 즐겨야 하는 놀이조차 경쟁으로 여길 수 있습니다.
또 경쟁에서 이겨야 부모나 선생님한테 인정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며, 지면 혼날지 모른다는 두려움과 불안함을 느끼기도 합니다.
승부욕이 지나친 아이는 실패 경험을 힘들어하기 때문에 좌절하는 상황을 피하려 하며, 이런 일이 자주 반복되면 훗날 아집에 사로잡혀 타인의 조언이나 격려에는 귀 기울이지 않게 됩니다.
승부욕 다스릴 줄 아는 아이로 키우는 방법
“형아보다 밥 잘 먹네” “잘 먹는 사람만 유튜브 보여줄 거야”처럼 형제자매, 친구 간에 경쟁을 시키면 아이는 점점 승부의 노예가 됩니다.
승부욕은 자극할수록 커지기 때문에 반복하면 이 방법이 통하지 않을 뿐 아니라 아이가 진짜 원해서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쉽게 흥미를 잃을 수밖에 없습니다.
1. 딱딱한 훈육보다 부드럽게 격려하기.
승부욕 강한 아이를 따끔하게 훈육하면 자칫 ‘졌다’는 인식을 줄 수 있습니다. 어떻게든 부모를 이기고자 고집을 피우는 것도 이 때문이므로 부드러운 격려와 칭찬이 효과적입니다.
부드러운 말투로 이야기 나누듯 행동을 지적하면 아이는 경쟁 상황이라고 인식하지 않습니다.
2. 경쟁 부추기지 않기.
기질적으로 자기 욕구가 분명하고 주장이 강한 ‘까다로운 기질’의 아이가 승부욕이 높습니다. 하지만 부모의 양육 태도와 환경이 아이의 승부욕을 더욱 자극하고 강화시킵니다.
3. 규칙 지키는 연습하기.
타인과 어울리며 정해진 규칙에 따라 행동하고 실패를 인정하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축구, 농구, 야구 등 여럿이 함께 하는 스포츠에 참여하는 것이 좋은데, 규칙을 어기면 그에 합당한 벌칙을 받고 지더라도 팀원들끼리 서로를 격려하며 결과에 승복하는 연습을 하기에 제격입니다.
4. 부모가 모범을 보이기.
부모가 멋지게 지는 모범을 보여주면 좋습니다. 아빠들과의 놀이를 관찰하다 보면 “아빠가 져 준거야!”라고 아이의 승리감을 망쳐 버리는 모습을 종종 봅니다.
이긴 아이에게 진심을 담아 “이겨서 기분 좋지? 축하해!”라고 축하하고 지지해 주는 것이 좋습니다. “다음번엔 아빠가 꼭 이겨야지!”라는 정도로 아쉬움을 표현하면 아이들은 부모에게서 멋지게 지는 모습을 배울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