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학년이 시작되기 전이나 방학이 시작될 즈음이면 학원 설명회나 학교 학부모 설명회, 교육청 설명회, 입시컨설팅회사 설명회 등을 안내하는 문자들이 계속 옵니다. 각종 설명회에서는 새로운 입시에 대한 것과 지금부터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상세히 설명해 줍니다.
현실과 다른 설명회
설명회를 여기저기 다니다 보면 머릿속이 복잡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이유는 대부분의 설명회가 SKY(서울대, 고대, 연대) 같은 명문대 설명 위주로 진행되고, 압도적으로 선행하고 스펙까지 챙긴 아이들의 성공담을 주로 들려주다 보니 그 아이들과는 확연히 다른 대다수 아이들의 엄마는 한숨만 나올 뿐입니다.
강남의 아이들은 대부분 미리 선행학습을 진행하고 철저한 스펙 관리를 받는다고 오해를 받지만 선두권 그룹을 제외한 평범한 아이들은 부모님이 그렇게까지 할 생각이나 여유가 없어서, 아니면 이런저런 이유로 그와 같은 길을 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올림피아드 대회가 스펙으로서는 큰 의미가 없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지만 막상 학원에 가보면 영재고나 과학고 혹은 대학 입학 때 과학인재전형에서는 입증자료가 될 수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이 이야기를 접한 엄마들은 비교적 쉬워 보이는 생물 올림피아드를 준비시키려 하지만 생물 1, 생물 2, 일반생물학을 모두 공부해야 한다는 이야기에 가슴이 내려앉습니다. 또 열심히 준비해도 고등학교 생물 올림피아드 수상이 쉽지 않은 것은 중학교 때부터 생물 올림피아드를 준비한 아이들이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막상 필요하다는 판단에 준비하려고 하는데 중학교 때부터 준비한 아이들 때문에 수상하기가 쉽지 않다고 하니 시작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며칠 고민 끝에 아이에게 물어보면 아이는 학교 공부 따라가기도 벅찬데 무슨 말이냐면서 단호하게 하지 않겠다고 합니다.
아이가 하기 싫다고 하는 일은 경험상 쉽게 판을 엎을 수 없습니다. 이때는 과감하게 포기하고 또 다른 것을 얻는 ‘운용의 묘’를 발휘해야 하지만 뭐든지 안 하겠다고 버티는 아이들과는 거래도 타협도 할 수 없어 포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른 집 아이들은 무언가 열심히 하면서 사는 것 같은데 우리 집 아이만 놀고 있다는 생각이 들면 엄마의 속은 마냥 시커멓게 타들어가는 것이 현실입니다.
엄마의 판단력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한 이후 교육 계획을 잡을 때 가장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것이 바로 ‘엄마의 판단력’입니다. 이 과정에서 엄마가 아이를 다그쳐 실패하는 경우도 있고 아이를 방치해 더 이상 손을 쓸 수 없는 상황까지 몰고 가는 등 다양한 결과가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상위 1%에 속하는 아이들의 특징을 보면 학년에 비해 어렵고 빡빡한 스케줄을 소화해 내고, 친구들과의 경쟁을 즐기며 교내외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열의를 가지고 있습니다. 얼핏 보면 애초부터 다른 아이라는 생각이 들지만 그 뒤에는 일찍부터 계획된 엄마의 판단력이 존재합니다.
엄마의 판단력에서 중요한 요소는 우리 아이에게 언제 어디서 어떤 교육을 시킬 것인가 정하는 것입니다. 결정한 내용을 성공시키기 위해서 쉬지 않고 새로운 정보를 수집하고 아이와 지속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하면서 계획대로 스케줄이 진행되고 있는지 부단히 관리해야 합니다.
아무리 아이에게 필요한 정확한 판단과 정보를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꾸준히 비용을 댈 수 있는 금전 능력도 무시할 수 없는 요소입니다. 그래서 엄마의 정보력과 할아버지의 경제력이 강남엄마의 성공요인이라고 얘기들을 하나 봅니다.
부모의 지속적인 관심과 판단, 투자 없이 좋은 결과가 이루어진 경우는 거의 드문 일입니다. 강남에서는 많은 아이들이 일찍부터 관리되고 훈련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모두가 성공하지 못하는 것은 부모, 친구와의 관계가 어떤지 그리고 사춘기를 어떻게 보내고 있느냐가 큰 영향을 미칩니다.
부모가 아무리 시키고 싶어도 아이가 할 생각이 없으면 할 수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시키려는 부모와 할 생각이 없는 아이들 사이의 신경전은 심각한 수준에 있습니다. 좋은 성적을 유지하면서도 부모와 아이들이 대화하며 잘 지내는 집들은 부러운 대상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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