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집이 있으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도 있습니다. 그럴 경우에는 결국 전세나 월세를 찾아야 하는데 가장 걱정되는 것이 보증금을 제대로 돌려받지 못하는 것입니다. 집주인이 세금을 제대로 못했을 경우 처할 수 있는 위험성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집주인의 세금 채납과 나의 보증금
집주인의 금융 채권뿐만 아니라 세금체납 여부는 임대차 계약 시 중요한 체크사항 중 하나입니다. 사실 집주인이 세금을 제대로 납부했는지 여부는 계약 때 보통 확인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전월세 보증금을 낀 갭 투자자들이 보유세 등 세금을 체납하다가 부동산이 압류당하거나 경매에 넘어가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하기도 합니다.
세금이 장기간 체납되면 국가(국세)나 지방자치단체(지방세)에서는 부동산 등 자산을 압류하게 되는데, 압류자산이 매각되더라도 세입자의 보증금 회수는 세금을 충당하는 것보다 후순위로 밀려난다는 사실을 아셔야 합니다.
이렇게 집주인의 세금체납이 임차인의 보증금에 중대한 영향을 주는 것은 부동산 매각대금의 배당순위에서 조세채권이 임차인의 보증금보다 앞서기 때문입니다.
특히 체납세금 집행 목적물인 부동산에 직접 부과된 국세와 지방세 채권은 ‘당해세’라고 해서 일반채권보다 우선적으로 징수됩니다.
당해세는 납세자가 갖고 있던 은행채권은 물론 납세자가 임대차 계약으로 보증금을 받은 세입자의 전세보증금 반환청구권보다 우선합니다.
예를 들면 전세보증금이 있는 부동산을 상속받았지만 상속세를 체납한 경우, 상속 이전에 발생한 전세보증금보다 상속세 체납액을 우선 떼어가게 됩니다. 재산세나 종부세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그밖에 신고납부하는 세금인 부가가치세와 소득세 등도 납세고지서나 납부통지서를 발급한 후 납기가 끝나지 않았다면 조세채권이 임차보증금보다 우선해서 배당됩니다.
사실상 모든 체납세금이 보증금에 앞서는 셈입니다. 사실상 확정일자도 소용없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소액 임차보증금 최우선 변제
주택임대차 보호법에 따라 소액 임차보증금은 최우선으로 변제받을 수는 있습니다.
주택가격과 임차보증금의 금액 비중이 전국에서 가장 높은 서울의 경우에도 1억 5,000만 원 이하의 소액 임차보증금에 대해서만 혜택이 있고, 그마저도 최대 5,000만 원까지만 우선변제받을 수 있습니다.
더구나 지방의 경우 소액임차보증금 대상이 되는 기준은 6,000만 원 이하로 떨어지고, 우선변제금액도 최대 2,000만 원으로 아주 낮습니다.
집주인의 세금 체납 여부를 확인하는 방법: 미납세금열람제도
세입자가 건물주나 집주인의 밀린 세금을 확인하는 방법은 미납 국세 열람제도를 활용하는 방법이 있지만 임대인의 서명이나 도장날인이 된 신청서와 임대인의 신분을 확인하는 증빙이 필요하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세금 체납여부를 세입자에게 확인시켜주지 않으면, 중개인과 집주인 모두 과태료를 물도록 하는 법도 시행 중이지만, 주택임대사업자로 등록한 집주인에게만 해당되는 한계가 있습니다.
설사 당장 미납세금이 없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하더라도 임대인이 계속해서 성실히 세금을 납부하고 있다는 것은 담보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입니다.
보증보험 가입이 필수
집주인의 체납세금 위험을 그나마 확실하게 피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법은 보증보험을 들어 두는 것입니다. 보험회사에서 집주인 대신 전세보증금을 세입자에게 주고, 세입자를 대신해서 집주인에게 보증금을 받는 형태의 보험입니다.
단, 전세금 보증보험은 보험료나 보증료를 낸 이후 이를 담보로 전세금을 보호받는 것이기 때문에 일반적인 보험료처럼 월별로 나눠서 내는 것이 아니라 한 번에 내야 하는 부담이 있습니다.
또 각 보증보험마다 보증료(보험료)와 신청기준 보증금 규모, 가입 가능 시기 등이 다르기 때문에 본인의 상황을 잘 따져본 후 가입해야 합니다.